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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rLog/~ing

모두 중단했습니다.

by 브라이티_ 2023.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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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2주간 서비스 개발과 관련된 일이 모두 중단됐습니다. 시작은 다른 팀원의 개인 사정으로 인한 것이었는데, 그 기간 중 몇몇의 사건들로 인해 저 개인적으로 이 프로젝트와 이 팀에 상당한 회의감을 느끼며 중단했습니다. 회의의 원인은 아래 네 가지였습니다.

 

첫째, 팀원 간 핏이 맞지 않는다.

한 팀으로서 지냈던 지난 몇 개월을 돌아보면, 혹은 지난 일년을 돌아보면, 저희 팀은 늘 핏이 맞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개인의 일정, 프로젝트에 대한 열정, 그에 대해 투자하는 시간 등등 ... 이 부분에서 큰 회의감을 느껴 제가 참 바보같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저와 다른 팀원의 열정이 서로 다르다는 걸 인식하게 된 그 순간, 많은 허무함이 몰려왔습니다.

 

둘째, 나는 리더(대표)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없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팀을 운영하며, 팀원을 구하기 위해 나름의 여러 노력들을 기울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른 팀원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저 혼자만 애썼나 싶어 다시 한번 허무해집니다. 그런데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상 좋은(지속적인) 사람을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제 노력도 부족했을테지만, 이렇게 쉽사리 안정적인 팀이 형성되지 않는 것을 보고 혹은 좋은 사람을 끌어당기지 못하는 것을 보고 제 자신에게 참 많은 실망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나름 제가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라 생각해왔었습니다. 다른 부분은 몰라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확신했었습니다. 지금까지 리더의 자리에서 업무를 수행한 적도 많았습ㄴ다. 그런데 리더(대표)의 핵심 역량인 돈과 사람을 끌어모으는 부분에서, 특히 사람을 다루기 어려워하는 혹은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지 않는 제가 과연 적합한 인물인가에 대해 이번 기회를 계기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셋째, 나(팀)의 능력이 부족하다. 

근본적으로 내 자신의 능력과 팀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존의 사업 아이템이 실패했다면('제잘제잘'같은 경우 사업성 측면에서 비즈니스모델을 결합하기 어려워 잠정적으로 피봇을 결정한 상태였습니다.), 계속해서 아이템을 피봇하기보다 근본적으로는 팀이 유능해져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당장 새로운 아이템으로 피봇을 하고 몸으로 부딪히는 것은 비효율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넷째, 요행을 빌었다. 오만했다. 

 지난 몇 달 간 제가, 혹은 팀 전체가 이 프로젝트에 들인 시간을 생각하면, 완전히 적다고 말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쏟아부었다고 할 수도 없었습니다. 겨우 이런 노력을 들여놓고, 성공을 바랐던 제 자신이 멍청하게 느껴졌습니다. 한편 현재의 팀 상황을 보면, 앞으로 팀원 개개인이 이 프로젝트에 쏟는 시간이 이전대비 크게 늘어날 것 같지도 않는데, 그런 상황에서 또 한번의 프로젝트를 시도한다고 한들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여 이 프로젝트를 중단하게 된 것도 있습니다. 

 

당분간은 창업이라는 단어에서 벗어나 온전히 학업 및 개발공부에 집중하여 개인적인 역량을 성장시켜보려 합니다. 단순히 비효율적으로 몸으로 부딪혀만 보는 것은 잠시 멈추고, 배움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그려보려 합니다. 

 

제가 한창 프로젝트에 열중하던 당시, 프로젝트를 위해 이번 상반기 한 학기를 휴학할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누군가 제게 그런 말을 해주더군요, 가령 창업을 꿈꾸는 사람에게 똑같은 한 학기가 주어졌을 때, 스타트업 인턴(혹은 학회 등의 가이드가 주어지는 활동)은 헬스장에서 1시간 PT를 받는 것과 같다면 창업을 하겠다고 혼자 이모저모 해보는 것은 헬스장에서 12시간 동안 혼자 러닝머신을 뛰는 것과 같다고요. 그 말이 제게 굉장히 인상깊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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