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코드에 대한 부담감과 두려움)
오늘 고대에서 학석박사 하시고, 미국 프린스턴에서 포닥 1년하신 후 구글 딥마인드에 입사하신 선배님의 강연을 들었다. 강연 내용 자체도 정말 유익했지만, 그 분께서 말씀해주신 구글(본사) 내의 조직문화가 굉장히 인상깊었다.
우선 첫번째로, 그곳은 출퇴근 자율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정말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라고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본인도 주변인들로부터 inspired 된다고 하셨다. 그 말씀을 듣고, 나도 그런 조직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다. 적당히 9 to 6 근무하면서 집가고싶다 만 머리에 되뇌이는 사람들 사이가 아니라, 정말 자신이 하는 일에 미쳐사는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그런 열정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 구글은 스타트업 창업을 장려한다고 한다. 퇴사 후 스타트업 창업, 심지어 2-3년 후 그 기업을 엑싯exit 하고 다시 회사에 재입사를 해도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한국 회사들처럼, 우리 회사를 버린 배신자라는 낙인을 찍는 것이 아니라, 너 유능한 사람이니 언제든 welcome 한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짧게 들으니 빅테크 기업에 대한 선망이 더욱 강렬해졌다.
최근 나는 4학년 1학기를 보내며, 나의 커리어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는,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다. 그런데 막상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고 나니, 내가 지금 학부에서 듣고 있는 인공지능 관련 수업들이나 연구실의 프로젝트가 다 하나하나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정말 머리가 어지러웠다.
왜냐하면 이 공부들이 너무 내게는 아직 어려운데, 이것을 지금 이 한 학기만 잘 버티고 다시는 안보면 되지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라, 앞으로 (대학원에 진학하게 된다면) 몇년 간은 더 보고, 공부하고, 오히려 정복해나가야하는 지식들이라는 점에서, 나의 지금의 부족함들이 큰 괴로움과 압박으로 다가왔다.
2년 전부터 컴퓨터학과를 이중전공하며 나의 지식적 부족함, 내지 코딩에 대한 재능 부족에 좌절감을 느낀적은 많았다. 사실 지금도 많이 느낀다. 어릴적에는 사실 나는 컴퓨터학과 본전공생도 아니니까, 나는 문과 출신이니까, 혹은 나는 늦게 컴퓨터를 시작했으니까 라는 변명을 하며 이를 합리화하곤 했다. 그러나 이제는 더이상 그렇게 해서도 안되고, 그래봤자 바뀌는 것도 없기에, 그저 이런 나약한 생각은 그만하고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정말 매진하고 있는가? 그렇지만 종종 뛰어난 학교 사람들을 볼 때마다 기가 죽어버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오늘 기계학습 수업을 들으면서도 기가 죽었다.
다시 글 초반의 강연 얘기로 돌아가서, 구글의 언어 모델 프로덕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데, 내가 그래도 나의 원하는 방향대로 잘 가고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ChatGPT 가 2023년의 우리 세상에 미친 영향만 보아도 알 수 있듯, 나는 결국 세상을 바꾸는건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경영학과에 머물러 있었더라면, 나는 이런 인공지능의 세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을 것이고, 최근 이것의 활용이 시장에서 대두되고 있지만 그 application 또한 감히 알지 못했을 것 같다. 이것을 갖고 사업을 해볼 생각은 더욱 할 수 없었겠지. 그렇게 졸업하는 나는 결국 평생 플랫폼 사업에만 한정해 내 꿈을 그려나갔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은 그래도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이런 분야에서 다양한 인공지능 이론 및 모델들을 공부하고 Task 들을 공부하며, 아직 잠재성이 큰 인공지능을 시장에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을지 마음껏 꿈꿀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에 필요한 모델들을 내가 직접 연구 및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더욱 폭발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기회 속에 놓이게 된 것이다. 그 점에서 옳은 방향으로 잘 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그리고 사실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정말 스트레스 많이 받는 날에는, 꿈에서조차 막 모델 파인튜닝을 하다 실패한다. 그렇지만, 오늘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이런 생각들은 꼭 기록해놓고 싶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시험기간인지라 급하게 글을 써 많이 경황이 없다. 읽는 분들이 양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이만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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