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의 말씀에서 시작된 나의 자신감에 관한 고찰 (부제: 나의 두 자아)
너무 자신감이 없다.
이번주 한 연구실 교수님과 면담을 진행하였습니다. 교수님께서 면담 말미에 제게 이런 조언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면담은 교수에게 본인을 어필하는 자리인데, 자신감 없는 학생을 어떤 교수가 좋게 보겠는가, 본인의 성격이 원래 그렇다고(내성적, 소극적) 하더라도 숨기고, 면담에서는 적극적으로 자신을 어필해야하지 않겠는가 말씀해주셨습니다. 사실 저는 처음에는 당황했습니다. 살면서, 성격이 내성적 혹은 소극적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봤을 뿐만 아니라 저 또한 제 성격이 그렇다고는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늘 제 자신을 활발하고 당찬 성격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억울했습니다.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그 자리에서 바로 교수님께, 제가 원래는 이런 이런 다른 대외활동을 했을 정도로 이런 성격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미련한 짓이었던 것 같습니다. 후회가 많이 됩니다. 그러나 교수님께서는 그건 변명이 되지 못한다며, 원래 그런 성격이라면 더욱 지금 면담에서의 제 태도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꼬집으셨습니다. (당시에는 저 변명, excuse 라는 단어에 꽂혀 정말 많이 속상했습니다.)
면담이 끝난 이후, 이 부분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았습니다. 차츰차츰 생각을 정리하다보니, 교수님이 맞으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면담에서의 제 모습은 말꼬리를 흐리는, 자신감 없이 조용조용 대답하는 학생일뿐이었습니다. 이윽고, 저에게는 두 개의 자아가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영학과로서의 나와 컴퓨터학과로서의 나.
경영학과로서의 나는 어디서든 이끌기를 좋아하고, 나의 주장을 강하게 피력하는 것을 좋아하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즐깁니다. 그러나 컴퓨터학과로서의 나는 너무나 위축되어 있습니다. 돌이켜보니, 그 배경에는 무의식적으로 많은 사건들이 존재했습니다. 컴퓨터학과 과목에서 받은 낮은 성적, 최근의 수많은 인턴 (코테) 취업 실패, 아무도 나를 개발자로서 온전히 인정해주지 않는 분위기, 그러한 것들에 제가 알게모르게 많이 영향을 받았었구나라는 깨달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나를 너무 모르고 있었구나.
(최근에 더해진) 부정적인 상황들에 짓눌려 제가 너무나 작아져있었고, 제 자신조차 저를 믿어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일부러라도 자신감을 가지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비로소, 내가 컴퓨터학과로서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할지 다짐이 섰습니다. 앞으로는 내 한계를 한정짓지 않고, 내게 주어지는 모든 기회들 앞에서 정말 기대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사람이 될 겁니다. 반드시. 꼭.